본문 바로가기
책후기/경영

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

by 캡틴작가 2025. 10. 11.
반응형

 

 1억 4,600만. 2025년 7월 기준 PUBG Mobile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의 숫자입니다. 숫자가 증명하듯, 배틀그라운드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또한 배틀로열이라는 장르를 게임 업계에 널리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엄청난 게임의 제작을 주도한 인물은 현 크래프톤의 CEO인 김창한입니다. 2017년 게임 출시 뒤 대박을 터트린 다음에도 고군분투해 왔습니다. 1,000명 이상의 조직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 그는 고뇌했고, 그 5년의 과정을 이기문 기자가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습니다. 전작 「크래프톤 웨이」 이후의 5년을 담은, 김창한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의 역경을 담은 오늘의 추천 도서는 「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입니다.

 

책커버
책커버

 

 이번 글에선 잘 나가는 조직조차 성장해 가며 거쳐야 했던 고비들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보상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돈다발이 쏟아지자, 자회사와 모회사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바로 보상(인센티브) 때문입니다.

 

 2018년 모회사인 블루홀의 영업 손실이 210억인데 반해, 배틀그라운드를 제작한 블루홀지노게임즈의 영업이익은 2,37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자회사가 모회사를 먹여 살리는 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블루홀 직원들에게만 스톡옵션이 지급된다는 것을 알고 김창한 당시 블루홀지노게임즈 대표는 분노했습니다. 이름하야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는 거대한 수익의 배분을 두고, 장병규 블루홀 의장과 김창한 대표는 부딪혔습니다.

 

 수차례 논쟁 끝에 사내독립기업(CIC) 제도가 정착되었고, 이에 따라 블루홀지노게임즈는 우리가 익히 아는 PUBG라는 이름으로 바뀝니다. 또한 PUBG 핵심 구성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발행하고, 주식 성장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SAR(Stock Appreciation Rights) 제도를 정착시켰습니다.

 

 인센티브는 참 예민한 주제입니다. 어떠한 성과에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은, 회사가 그 성과에 주목한다는 것이고, 모든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주목합니다. 자칫 인센티브와 관련 없는 일은 나 몰라라 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구성원 모두의 협업이 필요한 스타트업에서는, 부작용이 클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공정한지 정답이 없는 상황에선, 결국 PUBG 사례처럼 성과를 쌓고 강력하게 주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인센티브라는 생각이 듭니다.

 

 

변화


 배틀그라운드 출시 이후에는 조직 내에서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사명 변경이 대표적입니다. PUBG도 그랬고, 모회사였던 블루홀의 이름도 크래프톤(Krafton)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이름은 중세 유럽 장인들의 연합을 뜻하는 Craft Guild에서 착안했고, '명작 게임을 제작하는 장인 정신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개발자의 끊임없는 도전(Keep The Craftsmanship on)'이라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각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게임 출시를 위한 사전 점검 절차 '7단계'로 매뉴얼화했습니다. 김효섭 당시 크래프톤 대표가 제작 역량 강화를 경영 목표로 세우면서 추진한 정책이었습니다. 

 7단계는 프로젝트 제안, 제안서 검토, 제안서 확정, 제안서 사전 공유, 리뷰 회의 진행, 승인 회의 그리고 킥오프 승인으로 이뤄졌습니다.

 

 나아가 2021년에는 PUBG의 김창한 대표가 크래프톤의 대표로 발돋움합니다. 게임 PD였던 그가 조직 전체의 수장이 되어, 이젠 사람들이 게임을 더 잘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임무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CEO가 된 후 스튜디오 재편, 연봉 체계 변경, 제작 검증 과정 변경 등에 변화를 줬습니다(변화의 기간 동안 끝없이 고민하는 모습이 책에 잘 담겨 있습니다).

 

크래프톤로고-출처-지디넷
크래프톤로고-출처-지디넷

 

도전


 크래프톤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조직의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도전을 해왔습니다. PC용으로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를 모바일 버전과 PS4 및 Xbox와 같은 콘솔용 버전, 그리고 저사양 PC 버전으로도 개발하였습니다. 또한 가로 세로 8km 규모의 거대한 게임 맵을 개발해냈고, 벽을 부수는 등의 다양한 캐릭터 액션을 추가해 게임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더 나아가 층간 임직원들의 소통을 활성화시키고자 10억 원(?) 짜리 계단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김창한 대표가 취임한 이후로, 그는 도전을 이어가고자 다음과 같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목표를 정했습니다. '성공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게임', '스스로가 즐길 수 있는 재밌는 게임', '그 재미를 이해하는 열성팬이 있는 게임' 그리고 '새롭고 혁신적인 게임'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그렇듯 성공해야지라고 작정하면 성공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예기치 않게 대박 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게임이 대박 나려면 일단 재밌어야겠죠? 블리자드 본사에 쓰여있는 원칙은 'Gameplay First'라고 합니다. 게임 개발자들이 먼저 해보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담겨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재밌는 게임을 만들지의 관점에서 크래프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를 탄생시키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그 이후 커져나가는 조직을 관리하고 또 다른 성공을 찾는 작업은 더욱 고되고 지난했습니다. 배틀그라운드의 아버지였던 김창한 대표는 이제 크래프톤 전체의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는 '창조는 잉여에서, 혁신은 제약에서 탄생한다'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잉여와 제약이 또 다른 명작을 탄생시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들

2023.07.02 - [책후기/경영] - 크래프톤 웨이(밀리의 서재 추천)

 

크래프톤 웨이(밀리의 서재 추천)

독자분들은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어릴 적부터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즐겨왔습니다. 닌텐도 포켓몬스터, 마리오와 같은 콘솔 게임에서부터 레이맨과 록맨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등의 PC 설

captainwriting.com

 

2024.06.15 - [책후기/경영] - 생존을 넘어 번창으로_기업의 여정(e북 추천)

 

생존을 넘어 번창으로_기업의 여정(e북 추천)

'생존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신 분들께서는 크게 공감할 문장입니다. 사업 초기에는 우선 살아남는 것이 제1의 목표가 됩니다. 그러다 생존에

captainwriting.com

 

2024.08.16 - [책후기/경영] - 어떻게 회사는 강해지는가(e북 추천)

 

어떻게 회사는 강해지는가(e북 추천)

2024년 1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552만 8천 명입니다. 수치로만 보아도 우리 주변에 사장님들이 참 많습니다. 한 조직을 이끌어 간다는 책임감은 우리 주변 사장님들의 어깨를 짓누릅니

captainwriting.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