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 좀 잘 잡아봐'.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막연한 말 중 하나입니다. 굉장히 익숙한 말이지만, 막상 컨셉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컨셉을 잘 잡는다는 것의 기준도 모호할 뿐입니다. 컨셉이란 대체 뭘까요?
이 물음에 대해 명료한 답을 제시해 준 한 분이 있습니다. 바로 카피라이터 출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호소다 다카히로(細田高廣)입니다. 10년간 컨셉과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대해 가르쳐온 그는, 누구나 좋은 컨셉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비법들을 오늘의 추천 도서인 「컨셉 수업」에 정리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컨셉 수업」에서 말하는 컨셉의 정의와 역할 그리고 컨셉을 이끌어내는 질문 방법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일관성
컨셉의 정의는 전체를 관통하는 새로운 관점입니다. 그리고 컨셉은 일관성을 담고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우리가 아는 여러 브랜드들을 떠올려보면, 의미 그대로 오랜 기간 동안 일관적인 컨셉을 유지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컨셉은 새로운 관점이라는 뜻도 담고 있으므로, 컨셉을 만든다 함은 새로운 의미의 창조이기도 합니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주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는 '전 세계 어디든 내 집처럼(Belong Anywhere)'라는 컨셉을 내세우며, 여행의 의미를 새롭게 창조했습니다(숙박할 곳이 아닌 내가 속할 곳을 찾는다).
이 컨셉에 따라 에어비앤비는 여행객이 여행 지역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현지에 사는 가이드의 로컬체험, 커뮤니티 형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 컨셉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2020년 코로나 여파 속에서도 600억 달러가 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에어비앤비 사례처럼 성공적인 컨셉을 만들려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요?
좋은 컨셉의 조건
저자는 좋은(효과적인) 컨셉을 위한 4가지 조건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는 '고객의 눈높이에서 썼는가'입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고객의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으면, 선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같은 MP3 플레이어이지만, 5GB의 MP3와 주머니 속의 1000곡(아이팟), 두 가지 중 어떤 것이 더욱 와닿는지 비교해 보면 쉽습니다.
다음 조건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디어가 있는가'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은 식상합니다. 유니클로는 같은 옷을 두고도 라이프웨어(LifeWear)라는 컨셉을 잡았습니다. 생활 자체를 바꾸어 나간다는 이 컨셉 아래 히트텍과 에어리즘 같은 필수템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유니크한 컨셉이라도 모두에게 사랑받을 순 없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수도 있죠.
세 번째 조건은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가'입니다. 너무 소규모 만을 타깃으로 하면 사업적으로 의미가 없습니다. 나아가 불필요하게 타깃을 제한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시브리즈(SEA BREEZE)라는 제품은 일본에서 바다를 좋아하는 남성을 위한 여름 스킨케어가 컨셉이었습니다. 하지만 매출이 떨어지면서 여고생의 땀 케어 시장에도 주목했고, '청춘의 땀 케어' 컨셉으로 바꾸며 최저 매출 대비 8배의 상승 이루었습니다.
마지막 조건은 '쉬운 말로 썼는가'입니다. 뭐든 입에 잘 달라붙고 군더더기가 없어야 기억에 잘 남는 법입니다. 독자분들이 언제 어디서나 바로 말할 수 있는 컨셉들을 떠올려보시면 됩니다.
좋은 질문
위에서 살펴본 조건 만으로는 좋은 컨셉을 만들 수 없습니다. 좋은 컨셉 이끌어내려면 질문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질문의 레벨은 단순한 호기심 차원이 아닙니다. 전제 조건을 의심하고 나아가 사회나 업계 전체를 뒤집을 수 있는, 높은 창의성을 담은 질문입니다.
또한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질문은 높은 자유도(생각을 펼칠 수 있는 공간)와 큰 임팩트(사람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를 담고 있습니다. 건물 입주자들이 엘리베이터가 느리다고 불평할 때, 단순히 엘리베이터 속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게 하려면?'이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나아가 이러한 좋은 질문을 통해 관점과 시야를 넓히고, 생각을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영역으로 이끄는 재구성(Reframing) 작업도 컨셉을 도출하는 데 필요합니다. 재구성 작업을 위해선 '부분보다 전체를 헤아린다면?', '행동에 주목한다면?' 그리고 '깨부숴야 할 지루한 상식은?' 등 총 8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부분보다 전체를 헤아린다면, 빠른 엔진보다 피트인 횟수를 줄여 레이스 전체에서 이길 수 있는 차를 구상할 수 있습니다. 행동(동사)에 주목한다면, 새로운 물컵을 디자인하기보다 물을 운반하는 새로운 방법을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부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DVD 대여는 왜 헬스장처럼 정액제를 사용하지 않는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앞선 질문들을 바탕으로 재구성 작업을 거치면, 이 아이디어들이 추후 컨셉을 설계하기 위한 바탕이 됩니다.
좋은 컨셉을 만들기 위해선 여러 가지 조건들과 다양하고 좋은 질문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박히게 할 정도로 단순하고 명료하게 하나로 압축해야 합니다. 하나의 명검을 탄생시키기 위해 수많은 망치질을 하듯이 말이죠. 아마도 '컨셉 좀 잘 잡아봐'라고 물어봤던 분은 컨셉을 굉장히 단순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되물어 보는 건 어떨까요? 컨셉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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