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텍, 에어리즘, 플리스. 이 셋 중 하나는 다들 갖고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의류입니다. 그리고 이 세 종류의 일상 의류를 모두 보유한 패션 브랜드가 있습니다. 차고 넘치는 패션 브랜드 속에서 가성비와 기능성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은 그 브랜드, 바로 유니클로입니다.
특히나 히트텍과 에어리즘 하면 유니클로가 먼저 떠오릅니다(저 또한 유니클로의 마케팅에 당한 듯합니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유니클로가 우리 일상에 이렇게 파고들었는지 말입니다.
그 궁금증을 파헤치는 데 제격인 책 한 권을 오늘 소개해보려 합니다. 전 세계에서 패스트 패션 그리고 SPA 브랜드의 선두주자가 된 유니클로의 성공요인을 담은, 오늘의 추천도서는 「매거진 B_유니클로」입니다.
SPA 브랜드
1984년 아버지의 양복점에서 일을 배우던 야나이 타다시(柳井正)는 히로시마에서 유니클로를 창업했습니다(법인명은 패스트 리테일링입니다). 누구나 쉽게 옷을 입을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에 따라, 그는 SPA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SPA란 'Specialty Retailor, Private Label, Apparel'의 약자입니다. 풀어쓰면 특정시장에 집중해 자체 개발 의류 상품을 판매하는 운영 시스템을 말합니다.
유니클로는 SPA 시스템을 도입하여 옷을 직접 기획, 생산하고, 자체 유통망을 통해 직영점에 판매하였습니다. 직영 판매를 하면서 생산 유통 단계에서의 단가를 낮추었고, 이 덕분에 '가성비 좋은 옷'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브랜드를 직접 만들고 판매하기에 고객들의 선호도와 수요를 즉각 파악할 수 있었고 덕분에, 재고량을 상황에 따라 빠르게 통제할 수 있었습니다. 패션 업계에서 재고량은 매출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덕분에 유니클로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히트텍, 에어리즘 그리고 플리스
한 때 불매 운동이 일었었지만 유니클로 히트텍, 에어리즘 그리고 플리스 중에 하나라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냉정한 사회 분위기에도 히트텍과 같은 의류가 계속 잘 나가는 이유는 기능성 덕분입니다.
가격은 싸지만, 신제품을 내놓기 위해 유니클로는 몇 년에 걸친 연구를 진행합니다. 대표적으로 히트텍은 도레이 첨단소재라는 화학기업과 협업하여 개발한 초경량 발열 소재 의류로, 기능성 이너웨어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더울수록 한 겹 더 입는 에어리즘도 지금의 유니클로를 만든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자외선 차단 기술(UV Protection), 울트라 라이트 다운(Ultra Light Down), 캐시미어, 엑스트라 파인 메리노(Extra Fine Merino) 등 패션과 기능성을 함께 챙기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VoC와 VoS
유니클로는 유독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합니다. 그 이유는 고객과 접촉하면서 현장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니클로에서는 VoC(Voice of Customer)와 VoS(Voice of Store)를 굉장히 중시합니다. 유니클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최고운영책임자인 니콜리나 욘스톤(Nikolina Johnston)은 VoC와 VoS를 유니클로 리테일의 핵심 가치라고 설명합니다.
유니클로는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바꾸며 유동적인 매장 운영 방침을 펼칩니다. 또한 판매 직원들의 의견을 다음 컬렉션의 반영하는가 하면, 까다로운 유럽 소비자들의 리넨 조제에 대한 의견을 제품에 녹여 매출 향상을 이끌었습니다.
나아가 고객이 편안한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물건을 정리하거나 지나가면서 하는 '스침 인사'와 허공의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외침 인사'를 통해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은연중에 알려줄 뿐입니다. 저도 유니클로 매장에 갔을 때, 직원들이 말 걸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비대해진 조직에서도 고객 목소리에 집착하고, 고객을 배려하는 디테일은 배울만한 대목입니다.
누구나 좋은 옷을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창업주의 철학이 잘 반영된 유니클로. SPA 브랜드의 대표 주자로서 한국인에게는 유독 히트텍, 에어리즘 그리고 플리스로 일상에 잘 스며들었습니다. 문화연구가 데이비드 막스는 유니클로가 ' 자신이 갖고 있던 색깔을 지웠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본다'라 말했습니다. 화려함은 없어도 일상 곳곳에 파고든 유니클로를 보고, 창업주의 철학이 잘 반영된 묵직한 브랜딩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조용한 강자는 더 무서운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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