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운동화 하면 어떤 브랜드가 떠오르나요? 요즘 러닝하는 사람들을 보면 호카나 살로몬이 유독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눈에 엄청 띄진 않지만 오랜 시간 동안 우리와 함께 해 온 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로고를 보면 누구나 알지만 형형색색 화려하지는 않은, 뭔가 한국 브랜드스러우면서도 일본 브랜드 같은 그 브랜드. 바로 아식스(Ascis)입니다. 어릴 적부터 반에 누군가 항상 신고 있었던 아식스는 오랜 전통과 기술력을 자랑하는 탄탄한 일본 브랜드입니다. 왠지 모르지만 아식스 하면 오니츠카 타이거가 같이 떠오르곤 하죠.
오늘 글에서는 추천 도서인 「매거진 B_아식스」를 통해 아식스의 긴 역사와 기술력 그리고 아식스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스포츠 선수의 퍼포먼스를 위한 시작
아식스의 시작은 1948년 일본 고베에서 오니츠카 기하치로(鬼塚喜八郎)가 세운 오니츠카 상회였습니다. 그는 청소년들이 맘껏 뛰놀게 만들고 싶다는 동기에서 운동화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첫 시도는 농구화였습니다.
그는 문어 빨판에서 영감을 받아 농구화를 제작했고, 그 농구화를 신은 고교 농구팀이 우승하자, 오니츠카라는 이름이 일본 전역에 퍼졌습니다. 뒤이어 러닝화 시장에 도전하였고, 오니츠카를 신은 선수들이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는 등 성공을 이어갔습니다. 그 이후 지티오와 제렌크라는 회사와 합병하여 지금의 아식스가 되었습니다.
시작부터가 스포츠를 위한 신발을 만드는 것이었기에, 오니츠카는 고대 로마의 풍자시인 유베날리스(Decimus Iunius Iuvenalis)의 잠언 'Mens sana in corpore sano'(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에서, Mens(영혼)를 Anima(영혼)으로 바꾸며, 문장 앞 글자를 따서 Asics라는 이름을 지어냅니다(영어로는 'Sound mind, sound body'인데, 어릴 적 어머니께 여기서 sound가 무슨 뜻이냐 물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기술력
아식스는 진보적인 기술력을 쌓아왔습니다. 1950년대에 공랭식 오토바이 엔진을 보고 신발 내부에 통풍 시스템 적용한 마라톤화를 개발했고, 이를 신은 선수는 마라톤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또한 아식스는 젤 타입의 충격 흡수제를 최초로 신발해 적용한 기업이기도 합니다(젤 카야노와 같이 '젤'이 붙은 모델들에 이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발꿈치가 지면에 닿을 때 그리고 앞으로 박차고 나갈 때 모두 이 젤에서 충격을 흡수해 줍니다.
아식스에는 스포츠 과학 연구소(ISS)가 있습니다. 여기서 운동선수들의 실제 움직임에 따라 수 차례 시험을 거듭하며 최신 기술들을 개발합니다. 연구소에는 스포츠 과학 연구원뿐 아니라 물리치료사, 원자재 전문가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100여 명이 근무 중입니다. 연구소는 아식스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아식스의 회장인 히로타 야스히토(廣田康人)가 아식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DNA는 '기술력'이라고 했기 때문이죠.
스포츠 스타일
한 때 오니츠카 타이거를 미국으로 수입하여 장사했었던 필 나이트(Phil Knight)는 나이키를 창업했고, 나이키의 브랜드 파워에 아식스는 점차 밀렸습니다. 오니츠카에서 아식스로 브랜드명을 바꾼 것도 토털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되려는 창업주의 의지가 있었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운동선수만을 타깃으로 하기엔 점점 시장 경쟁은 치열해졌고, 90년대와 2000년 대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에 2018년 히로타 회장이 구원투수로 영입되었고, 그 쯤 아식스가 유럽의 편집샵에서 '레트로 풍'으로 통하기 시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에 아식스는 '스포츠스타일' 부문을 신설하였고, 스트리트 패션의 영역으로도 진출하였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2020년부터 매출이 매년 10% 이상 성장 중입니다). 후줄근한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는 것이 당연한 시대인만큼, 아식스도 그 트렌드에 맞추어 계속 진화 중입니다. 아식스가 스포츠 선수만을 위한 고인 물이었다면 다시 보기 힘든 브랜드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저 무난해 보이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긴 역사와 기술력을 가진 아식스. 어느 업종보다도 빠르게 바뀌는 운동화 시장에서 여전히 무게 있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스포츠 선수를 위한 그리고, 일상 패션에도 어울리는 브랜드를 꿈꾸는 아식스가 과연 미래에는 어떤 브랜드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킬빌의 우마 써먼이 신었던 젤 사가 2(Gel Saga II) 시리즈처럼 힙하고 날카로운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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