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제 유튜브 쇼츠에는 드라마 미생이 뜹니다. 치열한 상사맨 라이프를 드라마적으로 잘 풀어낸 명작이죠!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 으뜸은 비리로 묻힌 요르단 중고차 사업을 다시 진행하도록 설득한 오 차장의 PT였습니다. 이 PT로 비리 사건을 건들지 않는 암묵적인 룰을 깸과 동시에, 모두의 반발을 뒤엎고 사장을 설득해 냈습니다. 과연 사장을 설득한 오 차장 PT의 비결은 뭐였을까요?
글로벌 컨설팅 펌 배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에서 20여 년간 전략 컨설턴트로 활약해 온 유달내님은, 여러 비즈니스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그리고 논리적으로 타인을 설득해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추천 도서인 「설득의 언어」에 그 비법들을 정리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오 차장처럼 전략적으로 타인을 설득해 낼 수 있을지, 하나씩 소개해 보겠습니다.

도와주기
작가가 밝히는 첫 번째 비결은 '설득하지 않는다'입니다. 그 대신 상황에 따라 우리가 조력자 포지션을 취하며, 상대가 '나의 결정'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설득당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지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또한 의사 결정자일수록 심리적 반발이 클 수도 있고, 인지부조화 또는 확증편향 인해 듣고 싶은 것만 들을 수도 있습니다. 너를 설득하겠어라고 덤비면 설득이 더 힘들어지는 이유입니다.
대놓고 설득하는 대신, 상대방이 자신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결정을 도울 수 있는 포지션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제3의 옵션을 추가하여 기존 선택지 중 하나의 선호도를 증가시키는 유인 효과와 극단의 선택지를 피하고자 하는 타협효과를 이용하면, 돕는 것처럼 보이면서 설득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자신감이 넘치는 상대를 설득할 때는 상대조차 모르는 새로운 정보가 있음을 알려주고, 설득의 과정에서 상대가 활약할 수 있는 영역에 역할을 부여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도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도록, 논의할 일정을 여유롭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도와주는 것도 만만치 않네요).
단순함
처리 유창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보를 처리하는데 얼마나 노력이 필요한지를 뜻합니다. 직급이 높은 관리자일수록 처리할 업무가 광범위하고 넓습니다. 빠르게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사람들 대상으로는, 더더욱 이해하기 쉽게 설득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말이죠!
단순함에는 내용뿐 아니라 가독성 좋은 구성 및 글씨체도 포함됩니다. 보기에도 쉬워 보이면 상대도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설득의 구조 또한 단순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장에 대한 근거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근거 하나하나의 중요도를 상대가 의심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그 많은 근거들을 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요. 그래서 근거도 핵심만 추려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일타 강사들의 비법을 차용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내용의 구조(오늘의 주제)를 먼저 소개하고, 중간중간 내용을 요약해 줍니다. 시각화 도구도 적절히 사용하며, 수강생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때쯤 동기부여를 위한 조언이나 농담을 섞습니다(한국지리 이기상 강사님은 농담이 너무 재밌어서 오히려 수업내용이 잊혔던 기억이...). 살면서 들었던 강의들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더면, 그 강사가 어떻게 강의했었는지 떠올려 보시면 되겠습니다.

판 짜기
서두에서 언급했던 오 차장의 요르단 중고차 PT는 잘 짜인 판(프레임)에서 진행됐습니다. 비리로 얼룩졌던 사업을 추진했던 경쟁 기업들이 수익을 거두며 주가가 우상향 했다는 팩트를 제시했습니다. 안 하면 우리만 손해라는 손실 프레임을 잘 보여준 것이죠.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손실을 싫어하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손실 혐오). '현금으로 구입하면 1,000원 할인'과 '카드 이용 시 1,000원 추가'를 놓고 보면 뜻은 같습니다. 다만 사람들은 손해에 대해 더 민감하기 때문에, 현금 이용을 독려하려면 후자의 문장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직장에서 이슈 사항을 공유해야 할 때도, 판을 잘 짜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슈를 보고할 때는 '대안 제시'라는 미팅(또는 보고)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이슈 현상(팩트)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 뒤, 어젠다를 분리하여 개선할 때의 효과를 중심으로 서술해 보면 효과적입니다. 감정적 반응도 최소화하여, 벌어진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주목하는 판을 짜는 것이죠(장그래처럼요)!
비즈니스 현장에서 나의 목적을 달성하고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누군가를 설득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들이받기 식으로는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상대에게 결정 권한을 주고, 나의 목적을 결정할 수밖에 없게끔 프레임을 잘 짜야합니다. 물론 상대가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서 말이죠. 오 차장의 요르단 중고차 사업 PT, 이젠 할 수 있겠죠?
'책후기 > 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나는 당신이 스트레스 없이 말하면 좋겠습니다 (0) | 2025.09.27 |
|---|---|
|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8) | 2025.08.16 |
| 내향적인 사람도 강하다 - 콰이어트 (3) | 2025.07.12 |
| 멘탈 관리 방법 파헤치기 - 멘탈의 연금술 (2) | 2025.05.17 |
| 스트레스 불안을 극복하는 비법 - 업시프트 (1) | 2025.04.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