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널(Funnel)이라는 용어를 아시나요? 영업 혹은 마케팅 분야에서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퍼널은 깔때기라는 뜻으로, 고객이 서비스를 구입하는 여정을 유입부터 구매 단계까지 단계별로 나눈 차트입니다. 대부분 기업들이 퍼널을 그려두고, 각 단계에서 고객을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합니다.
고객이 사도록 유혹하는 것은 항상 어렵습니다. 진부하게 팝업 알림이나 메시지를 보낸다면 고객들은 스팸으로 인식할 뿐입니다. 당장 윗선에 성과를 보고하기 위해서 관성적으로 어느 기업이나 해오는 메시지 알림을 보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역시 이번에도 저는 책에서 답을 찾고자 이리저리 뒤졌습니다. 그리고 한 멘토를 발견했습니다.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인 러셀 브렌슨(Russell Branson)입니다. 그는 마케팅 플랫폼 클릭퍼널스(ClickFunnels)의 대표로서, 퍼널을 통한 수익 창출 이론을 펼칩니다. 그가 성공 가도를 달려오며 적용한 퍼널 이론을 책 한 권에 담았습니다. 바로 오늘의 추천 도서인 '브랜드 설계자'입니다(밀리의 서재 추천).
이 책은 중소규모 기업의 브랜드 책임자분들, 저와 같이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개인 브랜딩을 시도하는 직장인들 그리고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영업 사원 분들께 추천합니다.
전문가 되기
영업은 신뢰에서 시작합니다. 파는 사람을 믿지 못한다면, 절대 고객은 구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퍼널 설계의 첫 시작도 전문가가 되는 것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이끄는 방법을 가르치려면, 그만큼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첫 시작도 전문가가 되기 위한 팁을 다룹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지식을 쌓은 뒤에는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관점을 접해야 합니다. 저자가 든 예시로는, 여러 행사에 참여하거나 직접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네트워킹을 통해 전문가들과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예를 들어 코엑스에 열리는 다양한 포럼이나 스타트업 행사가 있습니다). 지식과 관점을 배워가며 전문가로 성장할 초석을 다져야 합니다.
다음으로 프레임워크를 만들어야 합니다. 내가 성장하면서 특정 결과를 얻는 패턴이 분명 있습니다. 그 패턴이 성공에 이르는 프로세스 즉, 프레임워크입니다. 프레임워크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입니다. 나를 대상으로 프레임워크가 유효한지 증명한 뒤,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효하다는 게 증명된다면, 비로소 저자가 말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성공 프로세스를 팔 자격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새로운 기회
고생해서 만든 프레임워크를 갖고 이제 뭘 해야 할까요? 저자는 고객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즉,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2001년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 음악 시장이라는 새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CD에 고작 10~15곡 밖에 담지 못했던 시절, 그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어디서나 듣게 하는 것을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뒷주머니에서 최초의 아이팟을 꺼내 들었습니다. 애플만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애플 추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기존 제품에 대한 개선안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지위'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지금 내가 고려하는 것은 내 지위를 높여줄까, 아니면 깎아내릴까?'라는 질문을 궁리합니다. 어느 학교를 나왔고, 어느 직장에 다니고 등 인생의 모든 선택은 지위를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자연스럽게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의 지위를 높여줄 수 있는지 고려합니다. 2001년 당시 아이팟을 쓰는 사람이라면 같은 집단에서 지위가 당연히 높아졌을 겁니다. 힙한 걸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도 같습니다.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꿈의 고객이 바라는 성과가 무엇인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바라는 성과를 얻도록 하기 위해 매개체 즉, 틈새시장이 있는지 발견해야 합니다. 과거 대부분 사람들은 음악 시장의 하위인 CD 시장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다 애플의 디지털 음악시장이 나오면서 새로운 하위시장 즉, 다른 틈새시장으로 사람들이 이동했습니다. 개선된 제품보다는 최초가 더 낫습니다(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도 '최초'라는 상징성을 강조합니다).
스토리텔링
무기가 되는 스토리에 이어, 이 책에서도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빠지지 않습니다. 프레임워크가 어떻게 고객 목표를 달성해 줄지, 고객의 머릿속에 그려줘야 합니다. 잘 나가는 브랜드들은 모두 좋은 브랜드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샌드위치로 111kg를 감량했다는 서브웨이의 스토리).
좋은 브랜드 스토리의 비결은 공감입니다. 고객이 공감한다는 것은 감정적으로 설득당했다는 뜻입니다. 내가 성공하기까지의 패턴을 발견했을 때 느꼈던 깨달음과 감정을, 잠재 고객들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와 나도 성공할 수 있겠구나'라고 인식한다면, 자연스럽게 우리 서비스를 구매하겠죠!
고객이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인 만큼, 꼭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전문용어입니다. 퍼널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지식을 얻었기에, 우리는 전문용어를 구사하는데 익숙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식의 저주를 잊으면 안 됩니다.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면, 스토리 전달이 힘듭니다. 전문용어는 세일즈를 망치는 주범입니다.
저는 영업할 때 첫 미팅에 가장 공을 들입니다. 첫 미팅을 통해 신뢰감을 주고, 우리 서비스를 썼을 때 고객이 어떻게 편해질지 고객의 머릿속에 그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를 만든 창업주가 문제를 해결했을 때 발견한 그 감정을, 고객에게 느끼게 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고객이 사회적 지위 때문에 눈치 보지 않도록, 서비스도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잘 나가야 합니다. 브랜드를 키우려면 보다 전문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저자가 책에 기록해 둔 다양한 사례를 흡수하면서, 이제부터 촘촘히 퍼널을 설계해 봅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들
▶2023.09.23 - [책후기/마케팅] - 무기가 되는 스토리(밀리의 서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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