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재 셰프. 그는 흑백요리사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며 스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흑백요리사에 나오기 전에도 그는 이미 스타였습니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그의 식당이 별 3개를 받았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미쉐린 3 스타는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그리고 이 별은 누가 주는 걸까요? 정답은 글로벌 타이어 기업인 미쉐린(Michelin)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발행하는 미쉐린 가이드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식당에 별로 등급을 매깁니다. 그중 3 스타는 전 세계에 100여 개가 조금 넘을 정도로 손에 꼽습니다.
흑백요리사를 통해 다시 한번 부각된 미쉐린 가이드에 대해 잘 설명한 책 한 권을 오늘 소개합니다. 미쉐린 가이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심사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리고 미쉐린의 별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상세히 설명한 책입니다. 안성재 셰프를 생각하며 후루룩 읽어버린 오늘의 추천 도서는 바로 「매거진 B_미쉐린 가이드」입니다.
미쉐린 가이드의 탄생
미쉐린 가이드는 타이어 회사 미쉐린(Michelin)에서 1900년에 최초로 제작했습니다. 당시에 자동차는 초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쉐린 형제들은 잠재적 고객이 될 만한 상류층에게 자동차에 관한 정보를 비롯하여, 자동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최고급 레스토랑을 소개하고자 미쉐린 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1926년 미쉐린 가이드가 10만 권이 팔려나가며 인기를 끌었고, 레스토랑 소개에 집중하는 <레드 가이드>를 따로 발간했습니다. 그리고 1933년, 미쉐린 가이드의 상징인 '별'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었습니다.
우리 제품(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을 이용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잠재 고객들의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려준 미쉐린 가이드는 뛰어난 마케팅 콘텐츠입니다. 고객의 삶에 우리 제품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며 탄생시킨 고품격 콘텐츠는 지금까지도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쉐린 가이드가 지금까지 권위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비밀스럽고 엄격한 평가 방식도 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방식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방식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익명성입니다. 평가원들의 신분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레스토랑을 예약할 때도 이름과 전화번호를 바꿉니다. 주로 전직 셰프나 미식업계 종사자들이 평가원으로 활동한다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정보요원과 별 다를 게 없습니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공정성입니다. 레스토랑 평가는 미쉐린 마케팅 팀에서 진행합니다. 평가원들의 활동을 위해 교통비, 숙박비 그리고 식대를 모두 지원합니다. 거기에 평가의 공정성을 위하여 어떤 기업의 후원도 받지 않습니다. 나아가 평가원 1인당 1년에 약 250개의 레스토랑을 방문하고, 평가가 애매한 경우에는 여러 차례 다시 방문하여 평가합니다. 그리고 '스타 세션'이라는 본사 회의에서 누구에게 별 몇 개를 줄지 논의합니다.
평가 기준은 크게 5개로 품질, 풍미, 독창성, 가격대비 만족도 그리고 일관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토록 철저한 규칙을 변함없이 지켜온 덕분에 미쉐린 가이드의 신뢰성과 권위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뭐든 엄격한 자기 관리와 꾸준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품격을 높여 주는 것 같습니다.
미쉐린 가이드가 주는 별의 의미
이렇게나 힘든 과정을 통해 얻은 별은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미쉐린 3 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의미합니다. 별을 달았다는 것은 장군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권위와 명예를 얻는 것입니다.
하지만 별은 양날의 검입니다. 별 개수만큼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별을 뺏기지 않으려면, 셰프들은 큰 압박을 견뎌야 합니다. 유명 셰프 고든 램지(Gordon Ramsay)는 자신의 레스토랑이 3 스타에서 강등되자 울었다고 합니다. 어떤 셰프는 자살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뉴욕의 별을 단 식당 중 40%가 폐업했습니다. '별의 저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바로 아웃되는 임원을 보는 기시감이 듭니다.
잠재 고객의 문화생활까지 고려한 섬세한 마케팅 콘텐츠, 미쉐린 가이드. 공정성과 익명성을 바탕으로 100년 넘게 레스토랑을 평가해 왔고, 평가의 상징인 별은 소수의 레스토랑에 커다란 명예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의 무게만큼 압박감도 따라옵니다. 별의 저주라는 말이 있으니까요. 과연 미쉐린 스타는 미래에도 족쇄가 될지 명예가 될지 한 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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