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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후기/브랜드

매거진 B_이솝(Aesop)

by 캡틴작가 2024.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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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이나 몰을 가면 유독 오묘한 향을 내뿜는 가게가 있습니다. 다만 그냥 가게라고 뭉뚱그려 부르기에는 매장이 매우 특색 있고 고급스럽습니다. 갈색 톤으로 통일된, 가지런히 정리된 제품들이 풍성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무엇보다 제품을 직접 써볼 수 있는 개수대까지 있습니다. 갈색 계열의 묵직하고 단단한, 언제나 그 자리에서 특유의 향기를 내뿜는 이 브랜드는 바로 이솝(Aesop)입니다.

 

 호텔 등의 고급 시설에 가면 이솝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고급 뷰티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장 점원이 손을 씻겨주는 등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도 선사합니다. 이렇게 눈에 띄는 브랜드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또 한 번 브랜드에 대해 파보려 했습니다. 이처럼 브랜드에 대해 깊이 들여다볼 땐 역시 매거진 B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이솝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할 오늘의 책은 '매거진 B_이솝'입니다. 

 

매거진-B-이솝-이미지
매거진-B-이솝-이미지

 

 

기능성


 이솝의 창업주 데니스 파피티스(Dennis Paphitis)는 헤어 스타일리스트였습니다. 그는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염색제에 에센셜 오일을 첨가해 직접 헤어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바디, 스킨케어 라인을 늘려가며 1987년 호주 멜버른에서 이솝을 설립했습니다(이솝이라는 이름은 창업주 본인이 이솝 우화를 좋아하는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솝은 지금까지 식물 유래 성분과 인공 성분을 균형 있게 배합한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다만 단순히 제품만 늘려온 것이 아닙니다. 브랜드의 설립 이유, 정체성을 꾸준히 지켜왔습니다. 이솝이 말하는 브랜드 설립의 이유는 '건강한 삶과 피부의 균형을 위해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선보인다'입니다. 

 

 이러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이솝은 독보적인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입니다. 약 120~125종에 달하는 전체 상품군 중에 절반 이상이 스킨케어 제품입니다. 피부에 무엇보다 진심인 이솝의 스킨케어는 피부가 제 기능을 잘할 수 있도록, 건강한 상태로 이끄는 효용성에 초점을 둡니다. 당연히 제품을 최고의 원재료만 고집합니다. 그야말로 기능성에 올인한 브랜드입니다.

 

 

 마케팅


 화장품 업계는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그 치열함은 신제품 출시를 비롯한 마케팅에서 바로 확인 가능합니다. 우리 주위에서 화장품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그 증거입니다. 그런데 이솝은 치열한 마케팅 전쟁에서 한 발 물러나 있습니다. 보통 화장품 업체들은 시즌별 대표 상품을 만들고, 이 상품을 미는 전략을 취합니다. 반면 이솝은 새로운 제품을 신중하게 출시하고, 한 번 출시한 제품은 오래도록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도록 화장품 성분들을 끊임없이 개선합니다.

 

 한국 뷰티 시장의 경우 경쟁이 굉장히 치열합니다. 타사 제품의 성분 등을 문제 삼아 경쟁 업체를 신고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솝을 보면 자신 만의 영역을 묵묵히 지켜가는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브랜드라고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이솝이 마케팅을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닙니다. '매장'이라는 공간은 이솝의 강력한 마케팅 무기입니다.

 

 

매장 경험


 독자분들은 이솝 매장을 지나쳐 본 경험이 있나요? 특히 한남이나 성수의 단독매장은 굉장히 멋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솝에서 매장을 지을 때 주위에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매장이 들어설 동네에 어떤 역사가 있는지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역에 녹아들 수 있도록 디자인을 세심하게 신경 씁니다. 매장 건축에 있어 환경 또한 고려합니다.

 

 이솝 매장에 들어가면 수많은 갈색병들이 반듯하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인상 깊은 포인트는 갈색 병들이 3,5,7 식의 홀수 단위로 배열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각기 다른 매장 특색 속에서 유일하게 통일되어 있는 정책입니다. 특히 3이라는 숫자는 상호 보완적이며 균형을 이루는, 조화로운 숫자라는 통념이 있다고 합니다. 건강한 삶과 피부 개선을 위해 균형 있는 삶을 추구해 온 이솝이기에, 안정적 이미지의 숫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넉넉한 양의 갈색병들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풍족함을 느끼게 하고 구매욕을 더욱 자극시킵니다.

 

이솝-매장-진열대-이미지
이솝-매장-진열대-이미지(출처 : UNFOLD)

 

 

 그리고 직접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점원분들이 굉장히 친절하게 도와줍니다. 손을 씻을 때 어떻게 제품을 사용하는지, 씻은 후 어떻게 제품을 바르는지에 대해서 직접 손을 씻겨주며 프로답게 설명합니다. 매장에서의 경험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이솝의 철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매장 디자인과 색감 있는 향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이솝.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통상적인 화장품 업계의 마케팅을 거부합니다. 그 대신 오프라인을 통해 각 지역에 잘 스며들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정갈하게 정렬된 갈색병의 항연은 소비자들에게 이솝이라는 브랜드를 깊이 각인시킵니다. 명실상부 온라인 커머스의 시대이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특별한 경험은 여전히 강력한 무기라는 걸 이솝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언제나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존재감을 뽐내는 이솝의 미래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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