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분들은 돈 많은 사람들이 차는 대표적인 시계 하면 어떤 브랜드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F1이나 테니스 경기를 시청할 때 이 브랜드를 자주 접합니다. 로고 또한 고급스럽고 제왕답게 당당한 모습을 하고 있어 매우 강렬합니다. 2014년 애플워치가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이 브랜드에게도 위기가 오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의 시선이 많았습니다. 그러든 말든 당당히 한 해에 13조 5,771억이라는 범접 불가한 매출을 기록하며 시계 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는 부패의 상징이자 누군가에게는 결혼 예물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이 브랜드. 네, 바로 롤렉스(Rolex)입니다. 오늘의 추천 도서도 롤렉스의 브랜드 스토리를 소개한 '매거진 B 롤렉스'입니다.
해당 도서는 롤렉스의 브랜드 스토리를 알고 싶은 분들, 롤렉스가 시계 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이유가 궁금한 분들 그리고 롤렉스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잡지 추천).
기계식 시계를 고집하는 전통
1905년 독일인 한스 빌스도르프(Hans Wilsdorf)는 24세 나이에 롤렉스의 전신인 '빌스도르프 & 데이비스(Wilsdorf & Davis)'를 설립했습니다. 보어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과 폴로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영국인의 생활방식에 손목시계가 잘 맞는다고 생각한 그는, 손목시계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습니다.
20세기 초반에는 손목시계가 대부분 여성용이었다고 합니다. 손목시계가 작은 탓에 시간도 부정확했습니다. 이에 한스도르프는 시계의 정확성을 높이는데 집중합니다. 이에 시계 정확도 관련하여 여러 국가의 인증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손목시계로는 최초로 항해용 시계에만 수여하는 영국 큐(Kew) 천문대의 'A등급' 크로노미터 인증서를 받아냅니다. 뛰어난 손목시계를 개발한 그는 짧고, 어떤 언어로 발음하든 쉽고, 기억하기도 쉬운 이름을 고안해 냅니다. 바로 롤렉스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 속에 본사를 스위스 제네바를 옮긴 후, 롤렉스의 왕관 모양 로고를 등록합니다. 그리고 트레이드 마크인 오이스터 크라운이 완성됩니다. 시계 옆에 돌리는 다이얼을 크라운, 한국어로는 용두라고 부릅니다. 롤렉스의 크라운 디자인은 빌스도르프가 디너파티에서 굴을 먹다 톱니 모양으로 맞물린 형태를 보고 떠올렸다고 합니다.
나아가 빌스도르프는 '방수 시계'라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선보입니다. 이에 대한 마케팅으로 여성 최초로 도버 해협을 수영으로 횡단한 메르세데스 글리츠(Mercedes Gleitze)에게 오이스터 모델을 착용토록 했습니다. 10시간의 바다 수영에도 멀쩡히 시계는 작동하였고, 이를 바로 광고 소재로 이용합니다. 거기에 시계태엽이 자동으로 감기는 오토매틱 와인딩 기술까지 완성합니다. 시계 역사에 기여할 정도의 기술을 모두 완성한 것입니다.
쿼츠 혁명
롤렉스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익스플로러, 서브마리너(가장 유명한 모델), 밀가우스 등 독보적인 시리즈를 연이어 출시합니다. 마리아나 해구의 10,911m의 수압을 견뎌내는 딥씨 스페셜(Deepsea Special)이라는 괴물도 만들어 냅니다. 그러던 중 시계 업계의 혁명이 일어납니다. 바로 쿼츠(Quartz) 혁명입니다. 전자식 시계가 본격적으로 시장을 점유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태엽이 풀리는 힘으로 가는 기계식과 달리 전자식 시계는 배터리를 이용하여 가볍고, 정확하며 고장도 잘 나지 않았습니다. 1960년대 일본 세이코(Seiko)라는 브랜드는 쿼츠식 시계를 통해 엄청난 붐을 일으킵니다. 정작 전자식 시계를 최초로 개발한 국가는 스위스였습니다. 그러나 롤렉스의 CEO인 안드레 하이니거(André Heiniger)는 기계식 시계가 롤렉스 전문가의 기술적인 정수가 담긴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는 이 믿음을 꺾지 않았고, 롤렉스는 기계식 시계에 전념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1970년대 쿼츠 혁명이 시계 업체들에게 위기로 다가온 가운데, 롤렉스도 전자식 시계를 생산합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전자식 시계였기에 모조품이 많이 양산되고, 진품 여부를 의심받게 됩니다. 롤렉스의 고객들에게는 진품 여부가 더욱 중요했습니다. 더 이상 롤렉스는 기능적으로 어필하는 레벨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롤렉스는 성공한 사람들의 손목에서 빛나는 지위의 상징이 된 것입니다.
화려한 마케팅 이력
롤렉스는 영화배우, 정치인 그리고 인류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과 항상 함께해 왔습니다. 상징적인 작품이나 이벤트를 통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 사례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007 죽느냐 사느샤(Live and Let Die)입니다. 2011년, 여덟 번째 007 시리즈인 <죽느냐 사느냐>에서 주인공 로저 무어(Roger Moore)가 착용했었던 서브마리너 모델이 경매에서 2억 7천만 원에 낙찰되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영화이기도 하고, 상징적인 소품이었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제임스 본드와 롤렉스는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007 원작자인 이언 플레밍(Ian L. Fleming)은 롤렉스를 즐겨 착용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설 속 제임스 본드에게도 롤렉스를 채웠고, 이는 영화로도 이어졌습니다. 현재 007 시리즈에서는 아쉽게도 다른 브랜드가 제임스 본드 손목을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롤렉스의 상징적인 이미지는 여전히 팬들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다음으로 역사적 사건입니다. 롤렉스의 창업자 빌스도르프는 역사적인 순간에 항상 롤렉스가 함께하길 원했다고 합니다. 글 초반에 언급한 메르세데스 글리츠 사례도 그 일환입니다. 1935년에는 영국 레이서 말콤 켐벨(Malcolm Campbell)이 신기록을 경신했을 때, 그의 손목에 오이스터 모델이 함께 했습니다. 이를 놓치지 않고 바로 지면 광고에 활용합니다. ' 이 시계는 어떤 극한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정확한 시간을 보여준다'는 시계 주인의 한 마디도 함께 활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공한 인물들입니다. 롤렉스는 성공한 인물들과도 항상 어울려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테니스 황제로 불렸던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가 있습니다. 롤렉스는 세계 4대 메이저 오픈(호주, 프랑스, 영국, 미국)의 공식 스폰서입니다. 경기장 전체에 초록 배경에 금색 왕관이 새겨져 있습니다. 테니스 코트 안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로저 페더러 손목에는 롤렉스가 항상 함께해 왔습니다.
세계를 움직였던 정치인들도 모두 롤렉스를 거쳐갔습니다.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 드와이트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등 제2차 세계 대전을 주름잡았던 정치인들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리고 '세계의 운명을 결정짓는 사람들은 롤렉스를 찬다' 인상적인 광고 카피가 또다시 만들어집니다.
한 독일인의 기계식 시계에 대한 집념으로 명품 시계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롤렉스. 1960년 쿼츠 혁명에 이어 2014년 애플워치라는 위기를 맞았지만, 독보적인 매출을 기록하며 지금도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극한의 환경에서 견뎌내는 내구성과 오랜 시간 속에서도 정확성을 잃지 않는 품질은 지금도 독보적입니다. 나아가 성공한 사람의 손목에 채워진, '성공의 상징'으로서의 롤렉스 왕관 로고는 더욱 빛납니다. 전통의 가치를 고수하는 왕관의 미래가 너무나도 궁금해집니다. 기계식 시계를 위협하는 또 다른 시대가 도래했을 때, 롤렉스는 어떻게 될지 다 함께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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