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재킷을 구입하지 마세요.'라는 광고 문구를 들어보셨나요? 기업의 광고라기엔 매우 이상합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 자사 제품을 구입하지 말라는 권유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더군다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때도 이 문구를 사용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도발적인 카피를 주창하는 기업은 바로 파타고니아(Patagonia)입니다. 아웃도어 의류를 주로 판매하는, 친환경 브랜드의 대표 주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선 카피를 통해서 친환경이라는 파타고니아의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도 '매거진 B_파타고니아'입니다.
해당 매거진은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스토리가 궁금한 분들,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가치를 알고싶은 분들 그리고 파타고니아의 성장 스토리를 배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잡지 추천).
자연을 최대한 덜 해치는 최고의 제품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유년 시절부터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겼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피톤(암벽 등반 시 바위의 갈라진 틈새에 박아 중간 확보물로 사용하는 금속 못)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피톤이 암벽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피톤 사업을 접습니다. 이를 계기로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등반을 즐길 수 있는 해결 방안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73년 미국 서부의 벤투라라는 작은 도시에서 파타고니아를 설립합니다.
환경보전과 더불어 파타고니아의 사업 철학은 '최고의 제품을 생산한다'입니다. 그래서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 생산 라인은 간소화했는지 그리고 관리와 세탁은 쉬운지 등 엄격한 기준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해냅니다. 덕분에 1990년에는 매출이 1억 달러로 치솟았습니다.
여기서 나아가 제품 생산 시 친환경 원재료에 대한 타협 없는 고집을 보입니다. 목화 재배 시 사용하는 살충제의 악영향을 깨닫고, 모든 스포츠웨어에서 100% 유기농 목화만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또한 석유 소재의 폴리에스테르를 재활용하고자, 플라스틱 공병을 녹여 플리스 재킷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재활용'이라는 개념 역시 파타고니아의 핵심 철학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앞서 소개한 광고 카피에도 이 철학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훌륭한 수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수년 동안 입은 제품이 새 제품보다 낫다는 취지로 'Worn Wear'라는 캠페인도 진행하였습니다.
환경보전을 위한 실천적 행동
파타고니아는 연 매출의 1% 혹은 이익의 10%를 환경 관련 사업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다른 단체나 기업에도 선한 영향력을 퍼트려 더 많은 이들이 환경 보전을 위한 활동을 하도록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위해 겉무늬만 친환경으로 꾸민 그린 워싱(Green Washing) 과는 거리가 멉니다. 단순히 이익 추구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이익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창업주는 믿습니다(실제로 매출이 계속 성장 중입니다). 그리고 사회단체가 아닌 기업이기에, 같은 변화여도 더 눈에 띌 수 있다고 합니다.
실천적인 행동을 이끌어낸 사례로 댐네이션(DAMNATION)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있습니다. 오래된 댐을 철거해 산란지로 회귀하는 어류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일을 도움으로써, 환경 파괴의 피해와 그 대책을 널리 알려왔습니다. 이렇게 실천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파타고니아가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비상장 기업일 경우 투자자나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활동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환경과 사회에 이바지는 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많은 활동 중 몇 가지만 뽑아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발자국 찾기(The Footprint Cronicles)입니다. 이는 파타고니아 제품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지도를 통해 쉽게 설명해 주는 활동입니다. 각 제품의 원단 공장과 본제 공장에 대한 설명을 파타고니아 웹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풀뿌리 활동가들을 위한 컨퍼런스(Tools for Grassroots Activists Conference)입니다. 컨퍼런스를 통해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일하는 환경운동 활동가에게 조직 경영, 마케팅 그리고 미디어 관련 업무 비결 등을 교육합니다. 행사 관련 비용 전액을 파타고니아가 부담합니다. 소규모 활동가들이 자본과 전문 인력을 갖춘 대규모의 상대와 마주할 때를 대처하도록 지원하는 활동입니다.
마지막으로 페어 트레이드 인증(Fair Trade Certified)입니다. 이는 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페어 트레이드 상표(Fair Trade Label)과 관련된 활동입니다. 페어 트레이드 인증 기관에 모인 기금은 해당 단체 노동자들의 의향대로 쓰입니다. 노동자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수많은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펼치기에, 누구보다 당당하게 환경보전에 동참할 것을 외치고 있습니다.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사내 문화
쉬나드는 파타고니아를 '각자가 스스로 알아서 운영하는 회사(self management company)'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독립적인 성향을 가진 직원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과 취미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창업주의 의지에 따라, 직원들의 취미를 적극 장려하고 지원하는 문화를 구축했습니다.
사무실 전경을 보면 직원들이 굉장히 자유로운 오피스에서 일하고, 여기저기에 서핑슈트가 걸려 있습니다. 또한 GPCDC(Great Pacific Child Develpment Center)라 불리는 사내 보육원이 존재합니다. 이는 창업 초기, 공동 창업자가 자신의 딸을 데려와서 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1980 초기부터 아이 돌봄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껴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습니다(동시대의 한국 상황에 비교해 봤을 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초반에는 많은 직원들이 보육원 운영에 투자하는 것을 좋지 않게 보았지만, 아이들이 뛰노는 광경을 보며 직원들의 업무 성과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인간적인 분위기가 한몫했다고 합니다(고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해당 매거진에는 파타고니아 직원들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모든 직원들이 선진화된 환경에서 창업주의 철학에 공감하며 재밌게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회사 비전에 모두가 공감하기에 직원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아 보입니다. 한국에도 이런 기업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제품을 사지 말라는 광고를 통해서 더 성장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기업, 파타고니아. 자연을 최대한 덜 해치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려는 창업주와 그 철학에 공감하며 함께 달려가는 2,000여 명의 직원들. 이들은 정말 '좋은 일'을 하면서 성공 사례를 쌓아가는 최고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이들이 성장할수록 환경도 더 좋아질 수 있겠다는, 그런 희망을 품게 만듭니다. 더 많은 기업들이 파타고니아를 본받아 직면한 기후 위기에 맞설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지길 기원합니다. 저 또한 파타고니아 플리스를 하나 구매하며(쇼핑 좋아요) 그 행동에 동참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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