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기업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과거에는 앞서가는 기술과 뛰어난 B2B 세일즈 실력으로 세계를 제패했었던 강렬한 이미지였지만, 지금은 예전만큼의 압도적인 모습은 희미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경제력으로는 한국을 앞서기에, 그 경제력에 바탕이 되는, 우리가 모르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키엔스(Keyence)도 그중 하나입니다. 키엔스는 공장 자동화에 필요한 센서와 계측기 등을 만드는 회사로, 시가총액이 일본에서 기준 3~4위(원화로 약 150조 원 대)를 다툽니다. 제조회사임에도 영업이익률이 50% 이상이고, 직원 평균 연봉이 2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키엔스가 이토록 저력이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 비결을 닛케이 비즈니스 기자인 니시오카 안누(西岡 杏)가 긴 취재 끝에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키엔스의 B2B 영업에 대한 모든 것을 기록한 그 책은 바로 「괴물 같은 기업 키엔스를 배워라」입니다.
키엔스의 B2B 세일즈 방식
키엔스의 B2B 세일즈 전략 중 눈에 띄는 것은 SFA(Sales Force Automation) 즉, 영업 지원 시스템의 활용입니다. 키엔스에서는 '기록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 것'을 모토로, 모든 세일즈 활동 관련 정보를 빠짐없이 기록합니다. 이 기록들은 모두 공유되고 자산이 되어, 고객이 언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려주는 소스가 됩니다.
또한 키엔스의 영업 사원들은 고객을 취재하며 숨은 니즈를 잘 발굴합니다. 고객이 기능을 요청하면 근본적으로 그 기능이 왜 필요한지 파고듭니다. 숨은 니즈는 고객의 진정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개발의 아이디어가 됩니다.
저도 현장에서 솔루션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습니다. 대부분 경쟁사의 기능을 똑같이 만들어달라는 것입니다. 이 기능을 똑같이 추가하면 그저 타사 제품을 복사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키엔스처럼 근본적으로 그 기능이 왜 필요한지 근본 이유를 파악하여, 제품팀에 전달하고자 저도 노력 중입니다. 그것이 앞서 나가는 제품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키엔스의 B2B 세일즈 비결 : 개발
키엔스의 개발팀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객에게 듣고 개발하면 이미 늦고,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말하는 부가가치의 기준은 매출 총 이익률 80%입니다. 즉 원가의 5배가 되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 개발 목적입니다.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개발에 크게 기여하는 것 중 하나가 니즈카드입니다. 영업 사원들이 현장에서 발견한 고객들의 니즈를 한 달에 최소 하나씩은 제출하도록 합니다. 여기에 소정의 상금도 걸어 보상합니다. 니즈카드는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나아가 키엔스의 전 제품은 당일 출하를 목표로 합니다. 고객이 주문하면, 그날 즉시 출하해주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신속함에 서비스 가치를 느끼고 키엔스를 더욱 찾는다고 합니다. '빨리빨리' 문화는 어디서든 사랑받는 듯합니다.
키엔스의 B2B 세일즈 비결 : 인재육성
키엔스에서는 시스템적으로 사람이 성장하도록 만듭니다. 그 시스템에 기반한 제도 중 하나는 타임차지입니다. 이는 직원 한 명이 평균적으로 시간당 얼마의 매출총이익을 올렸는지를 나타낸 숫자입니다. 타임차지를 기준으로 부가가치(매출총이익)가 적은 일은 하지 않습니다. 극강의 효율을 추구하며, 실적을 견인하는 것입니다.
또한 해피콜이라는 제도도 있습니다. 해피콜은 유통 업계에서 고객에게 구입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만족스러운지 등을 묻는 전화입니다. 키엔스의 해피콜이 독특한 이유는, 상사가 부하직원의 고객에게 직접 연락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부하 직원이 고객의 수요를 완벽히 알아냈는지, 고객이 만족할만한 제안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피콜이 감시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고객의 정확한 니즈파악이나 올바른 솔루션 제공을 위한 '지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느끼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조금은.. 감시로 느껴지긴 하네요).
일본에서 시총 3~4위를 다투고, 제조업임에도 영업이익률 50% 이상을 기록하는 기업 키엔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고객 만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이토록 타이트한 문화를 모두가 선호하진 않을 겁니다. 그래도 B2B 세일즈 실력을 향상하기엔 딱 좋은 환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괴물 같은 영업 사원이 되려면 피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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