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탄생하고 망합니다. 물론 망하는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더 많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유니콘은 고작 20개가 넘습니다. 유니콘에 속하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무신사, 야놀자 등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었을까요? 그들이 대중들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까요? 이에 대한 해답을 한 미국인 비즈니스 컨설턴트가 알려줍니다. 그가 출간한 마케팅 서적은 전 세계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스타트업을 주류시장으로 이끄는 마케팅 바이블, 바로 오늘의 추천 도서인 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입니다.
해당 책은 초기 기업의 마케팅에 관심 있는 분들, 주류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프로덕트 제작을 원하는 분들 그리고 캐즘 이론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캐즘이란
캐즘이란 첨단기술 제품의 확산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대단절 현상을 가리킵니다. 캐즘의 그래프 이미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캐즘을 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집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표적인 사례로 구글 글라스가 있습니다. 2012년 구글에서 프로젝트 글라스가 선언되며, 구글 글라스의 콘셉트가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마치 드래곤볼의 스카우터처럼 안경과 같은 모양을 하고, 센서와 렌즈가 달린 형태였습니다. 이를 통해 고화질의 사진 촬영과 영상 녹화가 가능했습니다. 또한 구글 맵과 같은 애플리케이션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런 기능들이 음성 명령을 통해 가능했습니다(동영상 녹화는 "Ok, glass, record a video."라고 말하면 실행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기술 마니아들은 열광했습니다. 한정 판매를 통해 갖가지 후기와 영상이 퍼지며 시장에서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구글 글라스는 대중화에 실패했습니다. 프라이버시 이슈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 시장에서 이 부분은 민감한 문제였습니다. 미국 국회의원들이 래리 페이지(Larry Page) 구글 CEO에게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여러 몰카 사건이 일어나는 한국에서도 아마 같은 반응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슈들이 제기되면서 결국 구글 글라스는 대중화에 실패합니다. 캐즘을 넘지 못한 것입니다.
초기시장과 기술 마니아
캐즘이론에는 기술수용 주기(Technology Adoption Life Cycle)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이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그룹을 나눈 것입니다. 그룹은 크게 기술마니아, 선각자, 실용주의자, 보수주의자 그리고 회의주의자로 나뉩니다. 여기서 기술마니아와 선각자가 새로운 문물을 초기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속합니다. 최초라는 이점을 위해 기꺼이 희생합니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습니다.
기술마니아와 선각자 사이에도 물론 차이점은 존재합니다. 먼저, 기술마니아는 새로운 기술을 최초로 사용하길 원합니다. 당연히 기술마니아들이 최초로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제품의 뛰어난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반면 이들은 신기술에 너무나 큰 비용을 지출하려는 의지가 약합니다. 다른 의미로 이들은 중요한 시장을 형성할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진 못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기술마니아들을 테스트 배드 역할로서 마케팅 차원으로 많이 활용합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불쏘시개 역할을 합니다. 제품 개선을 위한 피드백을 주고, 시장에서 큰 화제를 불러킬 수도 있습니다.
선각자의 경우 혁신을 추구합니다. 선각자의 대표적인 사례는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입니다. 그는 회사의 모든 전산업무를 아마존닷컴의 컴퓨트 클라우드에 외주 맡긴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선각자들은 기술마니아들에 비해 구매 결정권이 있고, 투자자적인 성격이 강하며 조직을 수용하는 통솔력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기술의 잠재성을 이해할 역량이 있는 사람들이기에, 가격에 크게 민감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수용하는 기술은 시장에서도 입소문이 나기에 굉장히 신경 써야 할 그룹입니다.
기술마니아와 선각자들이 특정 제품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수용한다면, 초기 시장을 잡았다는 의미입니다. 기술력과 제품이 추구하는 비전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잡은 것도 큰 성과입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매출을 일으키려면 다음 그룹에게도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바로 실용주의자들입니다.
주류시장과 실용주의자
이제 캐즘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 의미는 실용주의자들에게 어필해야 하고, 주류시장에 도전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들은 보다 신중하고, 리스크 여부를 고민합니다. 또한 신기술을 받아들일 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서 잘 나가는 다른 업체들이 어떻게 쓰고, 어떤 효과를 봤는지를 증명해야만 실용주의자들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주류시장에서 플레이하려면, 성공 사례가 필요합니다.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 많은 관심을 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실용주의자들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되기 위해서 경쟁사가 존재해야 합니다. 이들은 리스크를 상당히 고려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다수의 대안을 마련하여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시장에서 제품의 위치를 설정할 만한 참고 경쟁자를 찾지 못하면 캐즘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제품 자체도 완성도가 더욱 높아져야 합니다. 경쟁사와의 비교를 통해 기술 도입 여부가 결정되기에, 제품의 완성도에 따라 주류시장에서 살아남을 확률도 달라집니다. 저자는 여기서 제품의 완성도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완비제품'을 언급합니다. 제품의 완성도에 따라 일반제품, 기대제품, 보강제품 그리고 잠재제품으로 구분하는 방식입니다. 아이패드를 예로 든다면, 기대제품은 아이패드 자체를, 이메일과 브라우저 등은 보강제품에 그리고 수십만 개의 애플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이 잠재제품에 해당합니다. 시장에 내놓아도 누구나 손쉬울 정도로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어야 실용주의자들은 받아들입니다. 그러면서 캐즘을 넘을 수 있습니다.
선각자와 실용주의자 사이의 간극, 캐즘에서 대부분의 제품들이 사라집니다. 그만큼 캐즘을 넘어서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기술마니아와 선각자들의 신문물 수용 정도, 제품의 완성도 그리고 기존에 비교할 수 있는 경쟁사의 존재 이 모든 요소가 필요합니다. 구글 글라스와 아이패드의 지위가 왜 이렇게 차이 나는지 이제는 이해가 되실 겁니다. 2023년 이후에는 어떤 기술이 캐즘을 넘어 설지, 그 제품이 스마트폰과 같은 혁신을 또다시 불러일으킬지 몹시 기대됩니다. 이왕이면 한국에서 나오면 더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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