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sible(인비저블)'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무형의' 등의 의미를 가집니다. SNS의 발달로 누구보다 돋보여야 살아남는 시대에 그리 맞지 않는 단어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유명해져 많은 광고와 예능에 출연하는 사람들을 보면 틀린 말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꼭 튀어야만 성공할 수 있을까요?
마취과 전문의, 환경 그래픽 디자이너 그리고 마천루 건축가. 이 세 직군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들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직업이라는 점입니다. 길에 지나가면 이들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없지만, 누구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자랑합니다. 이처럼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사람들에 주목한 한 언론인이 있습니다. 그는 조용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사례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성공이라는 정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오늘의 추천도서는 바로 '인비저블'입니다(e북 추천).
해당 도서는 조용한 성공에 대해 궁금한 분들, 무대 뒤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자신 만의 길을 가기
독자분들은 인천공항에서 길을 잃어본 적이 있나요? 개인적으로 인천공항이 넓디넓은 것치고는 길을 잃어버린 경험은 없습니다. 제가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공항의 디자인 설계 덕분입니다.
짐 하딩이라는 인물은 이처럼 사람들이 '길을 잘 찾도록' 돕는 디자인 전문가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시설물 안에서 용이하게 이동하는 데 필요한 모든 신호들, 곧 간판과 표지판에서부터 조명, 색, 나아가 건축 양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디자인입니다. 사람들은 당연하게 길을 찾아가지만, 이는 하딩과 같은 숨은 실력자들의 공이 큽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공은 모릅니다. 그럼에도 하딩의 직무 만족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하딩과 같은, 소위 인비저블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일을 통해 인정받기보다, 일 자체에서 보람을 얻은걸 더 가치 있게 여깁니다. 때문에 타인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들과 자신을 덜 비교하고, 더 행복한 삶을 즐깁니다. 불행은 남들과의 비교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인비저블을 보고 더욱 와닿습니다.
책임감
데니스 푼은 구조 공학자입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의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타워(Petronas Tower) 설계에도 참여했었습니다. 그는 초고층 건물을 짓는데 필요한 모든 설계 구조를 책임집니다. 건물에 있는 사람들의 안전이 모두 그에게 달려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막중한 무게를 이겨내며 일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무거운 책임감을 즐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태와는 대조적입니다. 왜 그럴까요?
데니스 푼 또한 인비저블이기 때문입니다. 인비저블은 기꺼이 책임을 떠안음으로써 성취감을 느낍니다. 중요한 목표를 추구하고 달성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겐 행복입니다. 그의 이름은 건물이 완공된 후 건물 어딘가에 조그맣게 새겨질 뿐이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이 일을 해냈다는 것 자체를 명예로 여깁니다. 타인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는 여유는 여기서 나옵니다. 나아가 '익명성'을 즐기기까지 합니다. 이런 걸 조용한 성공이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합니다.
유명세와 보상의 불일치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희망직업을 물어보면 빠지지 않는 직업군이 있습니다. 바로 유튜버입니다(관련 기사). 이처럼 어린아이들도 유명해지는 것이 곧 성공이다라고 느낍니다. 유명세란 곧 타인의 관심을 얻는 것입니다. 통신 기술은 이처럼 '날 좀 봐줘요 문화'를 육성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SNS는 그 욕망의 정점입니다. 그런데 유명해진다고 다 성공하는 걸까요?
기존에 쌓아 놓은 기반이 전무한 상태라면,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여 자기 브랜딩'하는 방식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합니다. 내가 올린 영상이 100만 뷰를 찍었으니 이제 나에게 줄줄이 연락이 오겠지라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오히려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며, 책임감 있게 일하고, 전문성을 키워온 사람들이 더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전문성'이 있기에 사람들이 주목할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비저블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먼저 집중해라!'
제 꿈은 아무도 모르는 부자 되기입니다. 그 때문인지 인비저블이 너무나 인상적으로 와닿았습니다.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가고, 무거운 책임감을 지고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인비저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일 자체에서 보람을 느끼며 행복해합니다.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질투와 시기에 가득 찬 인생보다 훨씬 더 멋져 보이지 않나요?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우리만의 길을 가다 보면, 어느새인가 더 행복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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