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문 투자자 유튜버의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는 회사의 뼛속 깊이까지 모든 걸 알아야 가치 투자가 가능하다며, 어정쩡하게 물타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회사의 어느 정도까지 파악해야 가치투자가 가능할지 가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가치투자 철학을 실전에서 구현해 온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크리스토퍼 브라운(Christopher H. Browne)입니다. 워런버핏으로부터 '현명한 투자자 중 한 명'이라고 불렸던 그는, 일반인들도 충분히 가치투자를 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모았습니다(근데 결코 쉽지 않습니다). 지금도 가치투자하면 언급되는 유명 저서이자 오늘의 추천 도서는, 바로 「가치투자의 비밀」입니다.
과연 가치투자를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는 기업에 대해서 얼마큼 빠삭하게 알아야 하는지 한 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가치투자의 기본 원칙
가치투자의 기본원칙은 '싸게 사는 것'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싸다고 판단하려면 들여다봐야 할 요소들이 무척 많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요소가 PER(주가 수익 비율)입니다. PER란 주가를 EPS(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PER가 100이라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데 100년이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PER가 높다는 것은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뜻입니다. 물론 동종 업계의 평균 PER나 다른 요인들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입니다. PBR이 1보다 낮다면, 주가가 순자산가치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순자산가치는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값입니다(자기 자본이라고도 불립니다). 즉, 기업의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저렴하다는 것이니, 가치투자자들이 눈여겨 볼만한 지표입니다.
그럼에도, 위의 두 지표만 보고서 함부로 투자하면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박스피를 자랑하는 한국에서는요. 그래서 재무제표를 더 파고들어야 합니다.
대차대조표
가치투자자들은 기업에 유동성이 충분한지 그리고 부채가 많은지 꼼꼼히 따집니다. 유동성이 적고 부채가 많으면 위기에 대응하기 힘들고, 소위 '안전마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유동성이란 기업이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의 양입니다. 재무제표에서는 유동자산에 해당합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을 선호합니다.
당좌비율도 주목해봐야 합니다. 당좌비율은 당좌자산(유동자산 - 재고자산)을 유동부채(단기부채)로 나눈 것입니다. 재고가 잘 팔리지 않아 대폭 할인해 처분한다면, 서둘러 갚아야 할 부채에 대응할 현금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당좌비율을 기업의 단기 부채상환 능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조금 더 파고든다면, 무형자산도 살펴봐야 합니다. 무형자산은 특허권과 영업권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들을 말하는데, 저자의 경우 정확한 가치 추정이 어렵기 때문에 기업의 자산을 계산할 때 제외했다고 합니다. 그에 따라 PBR이 낮아도 순자산에 무형자산 비중이 높다면, 저평가라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대차대조표를 샅샅이 분석했지만, 아직 기업의 건강검진은 다 끝나지 않았습니다. 더 분석해야 합니다.
기업의 미래 분석하기
저자는 16가지나 되는 질문을 통해 기업의 미래도 가늠해봐야 함을 강조합니다. 16가지 질문에는 기업이 가격이나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상황인지, 판관비의 비율이 높아질지, 경쟁업체만큼의 수익성이 유지될 수 있는지, 같은 산업에 속한 다른 기업과 비교할 때 재정 상태는 어떠한지 그리고 내부자들이 주식을 사고 있는지 등이 있습니다.
질문들을 살펴보면 대차대조표 분석을 넘어, 이익추세에 따른 분석과 해당 회사의 사업상황 그리고 경쟁 업체에 대한 분석까지 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가치평가에 들어가는 요소들이 정말 무궁무진하여 분석할 엄두가 나질 않지만, 눈여겨볼 지표들만 잘 숙지하고 있다면 우리를 도와줄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GPT죠! AI 덕분에 일반인들이 가치투자를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치투자의 원칙은 쇼핑하듯 꼼꼼히 가치를 따져서 싼 값에 주식을 사는 것입니다. 생필품 하나의 적정 가격을 따질 때도 고려할 요소가 적지 않은데, 하물며 그 대상이 기업이라면 일반인이 가치를 평가하기에 매우 광범위합니다. 정말로 가치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물타기만 하지 말고, 그 기업의 모든 걸 줄줄이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치열하게 공부할 필요가 있겠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가치투자할 준비가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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