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분들이 다니는 회사의 리더들은 어떤가요? 그들은 회사의 성장이라는 미션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나요?
리더라는 자리는 무겁고도 중요합니다. 리더의 선택 하나가 수 백 수 천 명의 인생에 영향을 끼칩니다. 그만큼 좋은 리더가 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서점에 가면 경영 관련 서적이 참 많습니다. 어떤 책은 리더의 성공 스토리를, 어떤 책은 리더의 실패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저는 그중 한 사람의 성공 스토리에 눈길이 갔습니다. 바로 스노플레이크(Snowflake)의 CEO인 프랭크 슬루트만(Frank Slootman)의 성공 스토리입니다. 그는 어릴 적 화장실 청소를 하던 소년에서, CEO를 맡은 회사마다 폭발적인 성장을 일군 최고의 사업가가 되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조직을 한계 없이 빠르게 성장시켰는지 그 비결을 담아 책으로 냈습니다. 오늘의 추천 도서인 '한계 없음'입니다(밀리의 서재 추천).
해당 도서는 조직 성장을 책임지는 리더들, 조직 성장에 필요한 전략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제가 실무자이다 보니, 실무 하는 입장에서 더 와닿는 주제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전략보다는 실행
기업을 이끄는데 '전략'이라는 키워드는 항상 빠지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기업이 잘 성장하지 못하면 전략의 실패 때문이라는 말이 자주 들립니다. 여기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훌륭한 실행은 위대한 전략보다 강하다.
링크드인에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글이나 많은 포럼에서 대부분 어떤 전략에 대해서 다룹니다. 그렇지만 전략도 결국 실행을 해야 좋은 전략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리더는 실행을 우선순위의 맨 앞에 놓아야 합니다.
저도 실행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다양한 배경에서 온 사람들이 제시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해왔습니다. 문제는 아이디어를 제시만 하고 직접 실행하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막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행하려고 하면, 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주저했습니다. 조직에 이런 사람들로만 가득하다면, 생각만 하다 끝나겠구나라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자 또한 순수 전략가보다는 기업 현장의 실무를 아는 중역들을 더 신뢰한다고 합니다. 순수 전략가들은 전략이 실패할 경우, 전략이 잘못되기보다는 전략을 실행한 직원들을 탓했기 때문입니다. 크게 공감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해법보다는 분석
저자는 성급하게 해법에 매달리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문제가 터졌을 때, 누가 틀렸는지 색출하고, 리더 자신의 판단을 비이성적으로 확신하고, 해법을 실행하려고 합니다. 성급히 도출된 해법으로 문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반면 의사를 봅시다. 의사는 '진단 중심적'입니다. 어디가 언제부터 어떻게 아픈지 상세하게 질문한 뒤 해법을 제시합니다. 오진으로 환자가 잘못될 경우, 의료 소송에 휘말리는 등의 리스크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도 동일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분석에 집중해야 할까요?
저자의 답은 백지상태로 돌아가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자신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모두 무시하고, 문제를 가장 기초적인 요소들로 분해합니다. 명확한 원인을 알아내면 해법은 쉽게 나올 수 있습니다.
제조업 품질 부서에서 불량의 근본 원인을 찾을 때 사용하는 5 Why 기법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초적인 요소, 즉 근본 원인까지 파고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저도 세일즈에 실패했을 때 계속 왜라고 묻습니다. 3번 정도만 왜를 물어도 실패의 근본 원인을 쉽게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방식만 바꾸어도 쉽게 해법을 찾아, 다시 실패할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필요한 성장 전략들
책 내용 전반적으로 저자는 실행력에 대한 부분을 다룹니다. 그렇다고 전략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실행할 전략은 꼭 필요하니까요! 저자는 데이터도메인이라는 회사가 성장할 때 적용했었던 여러 가지 전략에 대해 소개합니다.
그 첫 번째는 '경쟁사의 강점이 아닌 약점을 공략하라'입니다. 데이터도메인은 기존 시장의 서비스들이 데이터 백업 기술에서 보안 약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이미 잘 나가는 업체의 강점에 정면으로 맞서기는 버겁습니다. 경쟁 업체의 약점을 파고들어 서비스를 차별화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기존 시장을 공략하라'입니다.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아이팟과 아이패드처럼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만드는 건 예외적인 케이스입니다. 데이터도메인도 독자적인 카테고리를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서비스보다 나은 기능을 제공하여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세 번째는 '먼저 초기 수용자를 집중 공략해 교두보로 삼아라'입니다. 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이라는 책에서 초기 수용자의 개념이 나옵니다. 일반 대중보다 먼저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그룹을 뜻합니다. 이들은 신기술이 나오면 빠르게 써보고 싶어 하고,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이들에게 검증된 서비스만이 대중시장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후기 수용자들의 제품 선택 동기는 비용과 리스크 최소화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재직 중인 업체도 이와 같은 성장전략을 택했습니다. 초기에 서비스를 도입한 업체들의 사례는 지금 세일즈에서 강력한 무기입니다. 초기 수용자들을 만족시킨다면, 이들은 팬이 됩니다. 그리고 신기술 전도사로서 제2의 영업사원이 됩니다.
저자도 자신이 이렇게 성공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합니다. 책에 소개된 내용들도 그렇게 특별하지 않습니다. 전략을 잘 실행하고, 문제를 먼저 분석하는 등 우리에게 익숙한 방법들입니다. 화려한 전략 만이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건 아닙니다. 목표 지향적으로 잘 실행하는 것을 리더가 돕는다면, 회사는 성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아가 실행하는 과정에서 시야를 넓힌다면, 또 다른 시장에서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한계 없이 성장하는 우리의 모습을 기대하며, 치열하게 실행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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