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분들은 요즘 가전기기를 장만할 때 어떤 브랜드를 먼저 떠올리시나요? 아마도 한국 브랜드일 겁니다. 소위 '외제'라고 불리던 해외 브랜드들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이제 사람들은 한국브랜드를 찾습니다. 그럼에도 유독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외제가 있습니다. 상당히 비싸지만 창의적인 디자인과 첨단 과학 기술을 뽐내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창업주의 이름이 당당하게 붙어있는 그 브랜드는 바로 다이슨(Dyson)입니다.
창업주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은 1991년 싱가포르에서 다이슨을 창업합니다. 청소기로 시작하여 지금은 다양한 종류의 고급 가전기기를 생산합니다. 직원수도 전 세계에 10,000명이 넘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는 브랜드가 되기까지 당연히 우여곡절이 많았겠죠. 그 일대기를 다이슨 본인이 책으로 지어냈습니다. 한 번쯤은 살펴볼만한, 그의 창업 분투기를 담은 오늘의 추천 도서는 바로 '제임스 다이슨'입니다(e북 추천).
해당 도서는 다이슨이라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여러 요소들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e북 추천).
실패
5,126번. 다이슨이 실패해 본 숫자입니다. 엔지니어인 다이슨은 뭐든 직접 설계해 보며 많은 실패를 겪었고, 이러한 실패들이 모여 지금의 다이슨을 만들어 냈습니다. 실패를 통해 제품의 무게는 가벼워졌고, 성능은 더 좋아졌으며 디자인은 더욱 창의적으로 진화했습니다. 경쟁사들이 무시하던 다이슨은 이제 경쟁사들이 카피하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일반인들이 겪어보지 못한 실패들을 맛본 다이슨은 성공에 이르는 법칙에 대해 깨닫습니다. 바로 '단순히 영감이나 직감에만 의존한 성급한 시도가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입니다.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도 끊임없는 도전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성실성은 디폴트입니다. 성실하지 않으면 실패할 기회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이슨이 끊임 없이 실패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의지할 수 있는 가족들이 있었고, 제조업의 가치와 환경에 기여하겠다는 동기부여도 한몫했습니다. 어찌 됐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점을 몸소 증명한 인물입니다.
자율성
다양한 실패도 사실 자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다이슨은 자신의 회사를 지금까지도 가족 기업 형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에 다니던 회사에서 동료 주주들에 의해 해고당한 경험에서 기인했습니다. 그는 5년 동안 쌓아온 커리어를 한 순간에 잃었습니다. 여기서 특허를 양도하거나 주주를 가지면 안 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고 회고합니다. 내 회사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권을 소유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며, 그것을 절대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여태까지 회사를 상장시키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방해하는 주주들이 없으면, 장기적이고 급진적인 결정을 내릴 자유가 주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다양한 실험을 반복하며 혁신을 이뤄냈습니다. 먼지봉투로 많은 이익을 보던 청소기 시장에서,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내세우며 돌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자유롭게 실험하며 자택을 청소하던 중 느꼈던 불편함을 해결했습니다. 나아가 실패를 통해 쌓였던 특허 기술들을 이용해 헤어 드라이기, 고데기, 청소기 그리고 공기청정기까지 생산해 냈습니다. 다양한 시도들이 다양한 제품군을 만들고, 다이슨의 가전제국을 세웠습니다.
세일즈 마인드
다이슨의 성장 비결 중에서 세일즈 마인드를 빼놓을 순 없습니다. 통상 연구직이나 엔지니어라면 세일즈 마인드가 필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이슨은 달랐습니다. 그는 영업을 '자전거와 바퀴처럼 제조업과 뗄 수 없는 관계'로 여겼습니다. 이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생산할 경우에는 그 제품을 설명하기 위한 영업 기술이 필요함을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제품이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소비자에게 그것이 필요한지, 어떤 점이 좋은지 홍보했습니다(룰루레몬 창업주와 비슷합니다). 실제로 신제품 설명회 때 다이슨은 직접 나섰습니다. 2016년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출시 행사에선 직접 머리를 말렸고, 2020년 팬데믹 시기에는 파리에서 코랄 스타일 스트레이트너 출시 행사를 직접 진행했습니다
사실 다이슨은 창업 전 전기 모터 회사에서 세일즈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그의 인생 멘토이자 로톡 엔지니어링의 창업주인 제레미 프라이로부터 '고객의 불편에 답이 있다'는 철학을 일찍이 깨달았습니다.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앞선 실패를 거듭했고, 소비자들에게 주저 없이 다가갔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의지는 참 본받을 만합니다.
날이 없는 선풍기와 가운데가 뚫려 있는 헤어 드라이기의 출시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다이슨을 유명하게 만든 이벤트였습니다. 창의적인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앞세워, 치열한 한국 가전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와 신기하네' 정도로 넘어간 그 제품에는 창업주를 비롯한 수 만 명의 노력이 응집되어 있습니다. 대중에게 기억되는 브랜드로 남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 중인 숨은 영웅들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숨은 영웅들을 계속 노력할 수 있도록 응원해 준다면, 우리의 일상은 다이슨과 함께 더욱 편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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