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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후기/브랜드

매거진 B_프라이탁(잡지 추천)

by 캡틴작가 202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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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코노미'라는 말을 아시나요? 나(Me)와 경제(Economy)를 합친 말로, 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트렌드라고 합니다. 굳이 특정 세대에 한정하지 않고, 최근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한 소비를 즐기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나아가 소비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나 만족감을 더 적극적으로 표시합니다. 조금 무리해서라도, 가치 있다고 느끼면 구매를 합니다.

 

 대중적으로 '패션'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많이 드러내는 것을 여러 매체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 덕분에 많이 회자되는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몇몇 기업들은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재사용 한다든지, 재활용한 원료로 생산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브랜드는 친환경 패션의 대표주자, 매거진 <B>의 첫 번째 호 주제, 바로 프라이탁(FREITAG)입니다.

 

 이 매거진은 프라이탁의 브랜드 스토리가 궁금한 분들, 프라이탁의 기원이 궁금한 분들 그리고 프라이탁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궁금한 분들께 추천합니다(잡지 추천)!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


 1993년 마커스 프라이탁과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는 아파트에서 고속도로를 바라보았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을 보며 그들은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해냅니다. 바로 이것이 프라이탁 브랜드의 시작이었습니다.

 

 프라이탁 형제의 고향은 스위스 취리히인데요,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이에 트럭에 덮인 방수 천을 이용하여 가방을 제작하기에 이릅니다. 이들은 '비 오는 날에도 스케치한 종이가 젖을 걱정 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을 만큼 견고한 가방'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 첫 모델이 바로 프라이탁의 대표 모델 '메신저백' 입니다.

 

프라이탁-메신저백-프로토타입
1993년 제작된 최초의 메신저백 프로토타입.

 

 취리히의 작은 아파트에서 트럭 방수 천, 안전벨트 그리고 자전거 고무 튜브를 이용해 가방을 손수 제작했다고 합니다. 이를 다니엘이 직접 배낭여행에 들고 다니면서 제품 테스트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주변 지인들에게 이 가방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지금의 프라이탁 브랜드가 탄생하였습니다. 자신들이 편하고자 만들었던 제품의 실용성이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킨 것 같습니다.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에서 프라이탁과 같은 사업 아이템화 사례가 나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 중에 '나는 너무 귀찮아서 내가 만들고 말지'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사업 아이템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상의 불편함 속에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프라이탁 형제도 실용적인 제품을 직접 만들었고,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며 성공적인 브랜드로 론칭했습니다. 정말 본받아야 할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유일한 제품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시장에서 큰 가치를 지닙니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은 시즌 별로 한정판을 출시하여 사람들을 끌어모읍니다. 이들은 상품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증가하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보이는 오픈런이 그 증거 중 하나입니다(덕분에 오픈런 줄 서기 아르바이트 채용으로 인한 고용효과는 덤입니다).

 

프라이탁 제품들은 특이하게도 대부분 '한정판'입니다. 바로 '우연(Randomness)'적인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사용하던 우연히 정해진 천으로 만든 가방이고, 몇 만 킬로 이동 뒤 가방으로 재탄생한 흠집은 '사연'이 됩니다. 이것이 프라이탁의 희소성을 구성하는 요소입니다.

 

 더불어 세탁에 사용한 공업용 세제 특유 냄새는 프라이탁의 고유 아이덴티티입니다. 제가 프라이탁 압구정점을 방문했을때, 문에 들어서자마자 공업용 세제 냄새가 코를 확 찔렀습니다. 썩 스윗한 냄새는 아니었습니다. 새 제품에서 그다지 좋은 냄새가 나지 않는 건 어떻게 보면 모순(Irony)입니다. 하지만 강렬한 냄새인 만큼 뇌에 각인된 프라이탁 냄새는 앞으로도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특별하다 보니 가격이 대중적으로 저렴하진 않습니다. 튼튼하고 방수가 잘 되는 대신 가방 자체 무게도 묵직한 편입니다(F13 TOP CAT MESSENER 제품은 가방 무게만 1.2kg입니다). 그럼에도 앞서 소개한 매력적인 요소들 덕분에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기 브랜드입니다.

 

 

ESG 끝판왕


 ESG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은 많이 들어봤을 수 있습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를 뜻합니다. 이는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요소입니다.

 

프라이탁의 기업 운영 방식에는 ESG의 핵심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먼저 환경적 요소입니다. 프라이탁은 스위스식 재활용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안전벨트, 트럭의 폐 방수 천 그리고 자전거 바퀴의 고무링 등을 원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산 과정에서 재활용 열을 이용하고, 비 많이 오는 취리히의 날씨 특성을 이용해 옥상에서 빗물을 받아 세탁에 필요한 물로 사용합니다.

 

 다음으로 사회적 요소입니다. 외국 노동자 고용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품의 일부는 신체장애인 공방에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배 구조적 요소입니다. 프라이탁은 2016년 Holacracy 제도를 채택했습니다. Holacracy란 자기 조직적으로 구성된 ‘서클’들이 각각의 목적을 가지고 일하는 제도입니다.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모여 만들어지는 팀을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서클 구성원은 역할(role)을 기반으로 구성되며,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정해진 프로세스를 거쳐 정의하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서클은 자신보다 포괄적인 목적을 갖고 있는 슈퍼 서클의 목적과 방향을 일치시키도록 운영되게 된다고 합니다(미국 최대 온라인 신발 쇼핑몰 Zappos도 이 제도를 채택했습니다). 구성원 모두의 의사가 회사 경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프라이탁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어떤 '나'를 나타내고 싶은 걸까요? 브랜드 스토리를 보면 '나는 환경도 생각하고, 힙한 스타일도 좋아하는 사람이야.'라고 느낄 수 있도록, 프라이탁은 힘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정체성을 넘어, Holacracy 도입 그리고 장애우 고용 등을 통해 '건전한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과 이에 대한 지속 의지'라는 사회적 가치를 내세웁니다. 프라이탁의 가치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여, 더 많은 브랜드와 기업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도록 기원합니다. 더 나은 세상이 올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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