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세일즈맨에게 필요한 한 가지 자질이 있습니다. 바로 글 쓰는 능력입니다. 상대의 문제를 짚어내고, 우리의 솔루션이 상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지 논리적인 글쓰기로 설득해야 먹고 삽니다. 그렇다면 상대가 돈을 지불할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납득시키기 위해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여기서 글 잘 쓰는 집단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책을 참고해보려 합니다. 바로 세계적인 컨설팅 펌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의 최초 여성 컨설턴트로 입사했던, 바바라 민토(Barbara Minto)가 지은 「바바라 민토 논리의 기술」입니다. 이 책은 멕킨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기초가 될 정도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과연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일반 직장인들이 활용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팁에 대해 파헤쳐 보겠습니다.

피라미드 구조
논리의 기술이 말하는 가장 핵심은 '피라미드 구조를 지켜라'입니다. 피라미드 구조는 글 전체의 내용 흐름이 피라미드 모양을 띄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입니다. 피라미드 꼭대기(도입부)부터 따라 꼭대기를 지지하는 근거들이 여러 갈래로 뻗어 나오는 모양새입니다.

피라미드 구조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독자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글의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맥킨지와 같은 컨설팅펌은 기업이 겪고 있는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여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솔루션을 제안하여 고객을 설득해야 하므로, 고객이 내용을 잘 흡수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세일즈맨이 전화영업을 할 때 첫마디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피라미드 구조의 도입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전화 영업에서 첫마디가 별로면 상대가 전화를 바로 끊어버리니까요. 마찬가지로 도입부가 별로면 고객이 읽지도 않겠죠.
그렇다면 도입부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도입부
도입부에서는 5단계의 사고 흐름을 거쳐 내용을 작성하게 됩니다. 5단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가?
2. 주제에 대한 독자의 어떤 질문에 답변하는가?
3. 답변은 무엇인가?
4. 어떤 상황인가?
5. 어떻게 전개가 이루어졌는가?
1 → 2 → 3 → 4 → 5의 단계를 거친 후, 다시 2 단계로 돌아가 답변이 독자의 질문에 부합하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중 도입부에 해당하는 부분은 1단계와 3단계입니다. 1단계가 주어 부분이 되고, 3단계가 술어 부분이 됩니다. 고객에게 제안하게 되는 핵심 문장이죠!
4 단계에서는 독자가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사항들부터 기술해야 합니다. 독자가 납득할 수 있다는 것은 독자가 이미 알고 있거나 과거 사례 혹은 쉽게 확인하여 공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5단계에서 독자를 설정하고 질의응답 상황을 가정해 보면 됩니다. 독자가 우리의 제안을 듣고 그대로 수용할지, 혹은 독자가 "그래서요?"라고 반응하며 계속 질문을 이어갈지, 내 논리에 모순이 있는지 등을 시뮬레이션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고의 과정이 본론에 담길 것이기에, 5단계도 매우 중요합니다.
자 이제 본론 부분도 써야 하는데요,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개념이 등장합니다. 바로 그루핑입니다.
그루핑
위 피라미드 구조 이미지를 보면 도입부 아래 각 Insight 영역이 있고, 이를 여러 근거들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즉 각 근거들의 내용이 하나의 Insight로 그룹화되어 있는 것이죠. 이러한 그루핑은 독자들에게 내용을 잘 이해시키는데 필요합니다.
우선 사람의 뇌는 한 번에 7개 이상의 낱개 정보를 기억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마트에 가서 살 물건들이 수십 개라고 할 때, 누구가 띄엄띄엄 이거 저거 사 오라고 하면 절대 기억 못 하겠죠? 이때 채소류, 유제품, 디저트와 가티 카테고리화시키면, 조금 더 선명하게 낱개의 정보들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루핑을 할 때, 논리적 유사성이 있는 내용들끼리 묶어야 합니다. '투자자들의 경영 간섭', '줄어드는 대표의 지분', '이익에 대한 압박'이라는 사실들에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바로 '투자유치의 리스크'입니다. 이렇게 보면 쉽지만, 내용이 어렵고 복잡할수록 논리적으로 이어지는 공통분모를 찾기 까다롭습니다. 많은 연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루핑에선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는 원칙도 챙겨야 합니다. MECE는 '겹치지 않고, 빠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각 Insight들에 대한 근거들이 겹치지 않고, 내용에 빠짐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이는 회사의 조직도를 상상해 보면 됩니다. 각 사업부별로 마케팅, 영업, 경영관리 팀 등이 있을 것이고, 이러한 사업부들이 모여 하나의 조직이 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조직이 완성되지 않듯,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컨설팅펌처럼 고차원적인 글을 쓰기는 물론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탄탄한 근거와 구성으로 고객이 반박할 수 없는 제안을 하고, 나아가 고객을 설득하려면 논리의 기술로 무장한 글쓰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체될 수 없는 논리력과 글쓰기 실력으로 무장한 사람이라면, AI 시대에서도 꿋꿋이 생존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논리의 기술, 한 번 습득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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